2025.10.04 (토)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국회의 개별적인 공무원 호출을 금지하자 [장태평]

 총리실을 비롯한 많은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옮겨간 이후 행정의 비효율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세종시 정부청사에 체류하는 시간을 보면, 장차관들은 반나절쯤, 1급 공무원들은 하루쯤, 국장급 간부들은 이틀정도라고 한다. 과장급이나 직원들도 보통 이틀정도는 외부 출장이 필요하다. 공무원들이 길거리에 쏟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보다 더 많다. 출장비도 엄청나다. 모두 서울에 있는 국회와 청와대 등 관련 기관에 불려 다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국과장 얼굴 보기가 쉽지 않고, 장차관 결재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간부들과 담당자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른 기관과의 협조는 더욱 어렵다. 지난해 메르스가 발생했을 때,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이러한 좋은 사례였다. 관련기관인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청와대 등 지휘부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많은 애로를 겪었다. 화상회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고 하나, 여러 실무회의와 긴급상황의 지휘를 화상으로 하기는 어렵다. 이 결과 정부 행정은 무너지고 있고, 공무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기고 있다. 그야말로 재앙수준이다. 

  
지금도 해운산업과 조선산업 등 구조조정 문제와 경기대책 등 현안문제의 해결에서 정부가 계속 뒷북을 치고 있다고 비난받고 있다. 내부 소통도 허덕이고 관련기관간의 협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세종시 덕분이다. 상사가 사무실에 없는 경우가 훨씬 많아 의사결정도 늦어지고, 직원들의 근무 자세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많은 업무가 전화나 이메일 그리고 심지어 SNS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추진업무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축구나 농구 등 단체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서로 눈빛과 몸짓만 보더라도 의사가 통하듯이 조직이 하는 행정업무도 마찬가지이다. 팀워크가 깨진 행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합에 나가면 판판이 깨질 팀이라 하겠다.

  
세종시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불려 다니는 곳이 국회이다. 그래서 국회가 세종시로 옮겨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쉽지 않다. 이미 수도를 옮기는 것은 안 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있었고, 옮길 경우 세종시에 가지 않은 정부부처가 많고 예상되는 문제점도 허다하다. 이제 행정부와 국회가 같이 있으려면, 통일밖에 길이 없다.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방안이 있다. 국회에서 공무원을 부르지 않으면 된다. 사실 세종시 이전 초기에 공무원들이 국회에 가급적 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최근에 더욱 심해졌다. 따라서 국회에서 개별적으로 공무원을 불러 업무 협의하는 것을 금지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원칙적으로 공무원을 불러 입법활동을 지원받지 않는다. 국정감사도 없다. 청문회도 실제 관련된 사람들만 제한적으로 부른다. 미국의 경우 입법활동을 위해 의회 내의 입법조사국과 브루킹스연구소 등 연구기관을 활용한다. 우리의 경우에도 현재 보좌인원이 충분히 있다. 각 위원회에 많은 전문위원들도 있다. 더 전문적인 업무의 보좌를 위해 예산정책처 등 소속기관과 국회 예산지원을 받는 연구단체들도 있다. 국회의원의 활동비가 있고, 연구 용역 지원도 하고 있다. 이들을 활용해야지 왜 멀리 세종시의 공무원들을 불러 업무지원을 받는가. 불필요한 현안업무에까지 개입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공무원을 부르는 것은 마치 행정부의 차량을 빌려 타고 행사비를 지불하게 하는 것과 같다. 입법과 예산 등에서 우월적 지위가 있다하여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다. 그 결과 행정부의 업무가 곤란을 겪을 정도로 업무방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의 잘못된 관행이다. 

  
제도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이 행정부 공무원을 수시로 불러들이고, 행정부의 모든 일에 관여한다는 것은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에 어긋난다. 국회는 입법 활동을 하는 기관이다. 행정부는 법률과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이며, 대통령제도에서는 행정수반이 선거에 의해서 선출되므로 국민의 대표성이 있는 책임행정기관이다. 따라서 메르스 사태, 롯데사태, 지진사태라든가, 산업구조조정 등 현안에 대해 질타하고 간섭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행정부의 몫이다. 대통령은 그의 대통령직 수행능력과 선거에서 제시한 공약들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져서 당선이 된 것이다. 국민의 수권을 받은 행정부이므로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라는 이유만으로 간섭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국민의 뜻에도 반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에서 행정부 공무원을 불러 업무협의 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자. 더 욕심을 낸다면, 입법활동의 이해충돌 문제, 입법관련 청문절차, 청렴사항 등을 규율하는 사항을 포함해서 ‘입법활동 절차법’을 제정했으면 좋겠다. 재앙에 이르고 있는 국회로 인한 행정부의 비효율을 축소하기 위해 국회의 과감한 인식전환을 촉구한다. 
 
   

관련기사

3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농업

더보기
농업 현장, AI 기술 접목으로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정확하고 편리하게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는 9월 23일(화) 오후, 경북 상주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실증 온실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농업데이터 수집 및 활용 서비스에 대한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번 시연회는 AI를 활용한 스마트농업데이터 서비스 실증 지원 사업*을 소개하고, 지원을 통해 상용화가 되었거나 예정된 서비스를 실제 현장에서 구현해 봄으로써 기술 수준 및 해당 서비스의 현장 보급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하여 마련되었다. 행사에는 스마트농업에 관심 있는 청년 농업인 및 스마트팜 기업, 솔루션·농자재 업체, 재배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 스마트농업데이터 서비스 실증 지원 사업 개요 : 데이터 및 AI를 적용한 스마트농업 서비스의 현장 실증 및 모델 고도화, 사업화 관련 비용 지원(’23~) 농식품부는 지역의 스마트팜 우수농가 및 스마트팜 혁신밸리,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단지 등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스마트농업 빅데이터 플랫폼(smartfarmkorea.net)에 연계하여 수집하고 이를 개방하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활용할 수 있도록 AI를 적용한 서비스에 대한 실증사업도 ’23년부터 적극 지원해 오고 있다. 시

축산

더보기
한우 생산혁신 멘토단 본격 운영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는 한우 사육기간 단축의 일환으로 9월 26일(금) 오전 충남 천안시 소재 상록리조트에서 ‘한우 생산혁신 멘토∙멘티단 워크숍’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지난 4월 출범한 멘토단 16명과 농협경제지주∙축산물품질평가원∙멘토단 등이 논의하여 지난 8월 선발한 멘티단 88명 등을 대상으로 정부의 ‘소 사육방식 개선 방안’ 관련 정책방향과 멘토∙멘티단 운영 계획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향후 한우 생산혁신 멘토단은 후계농과 창업농 등으로 구성된 멘티를 대상으로 농장을 직접 찾아가 암소개량부터 사양기술 및 축사 환경 관리 요령 등을 1:1 개별 멘토링하게 되며, 멘토단과 멘티단이 간담회 방식으로 모여 각종 경험과 기술적 노하우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5~10명 규모의 지역 단위 소규모 학습조직도 별도로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멘토∙멘티단 운영이 본 궤도에 올라 한우 사육기간 단축 기술과 노하우가 일선 농가들에게 빠르게 전수될 수 있게 됨에 따라 생산비 절감을 통한 농가의 수익성 제고 및 한우 소비자가격 합리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식품부는 한우산업 중장기 경쟁력 강화

식품

더보기
“계절의 맛을 담은 가을 한우 미식” 한우자조금, 제철 과일과 즐기는 한우 이색 레시피 공개
가을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미식의 계절이다.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고 무르익은 제철 과일은 그 자체로도 달콤하고 향긋하지만, 깊고 풍부한 맛의 한우와 만나면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부드러운 한우와 아삭한 과일이 어우러진 이색 조합은 건강과 풍미를 동시에 살리며, 계절이 전하는 낭만까지 식탁 위에 담아낸다. 이에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민경천, 이하 한우자조금)는 가을철 제철 과일과 한우가 조화를 이루는 이색 레시피를 소개한다. ◆ 무화과와 한우 안심, 담백하게 완성한 가을의 맛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무화과는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한우 안심의 담백함을 돋운다. 짧은 수확기로 인해 ‘가을의 보석’이라 불리는 무화과는 초가을 미식을 대표하는 과일로, 상징적 의미도 크다. 먼저 무화과를 4등분하여 190℃로 예열한 오븐에서 약 10분간 가볍게 구워 향을 살리고, 한우 안심은 소금·후추·올리브오일을 뿌려 겉면만 빠르게 구운 뒤 얇게 썬다. 접시에 루꼴라를 깔고 구운 무화과와 얇게 썬 한우 안심을 올린 다음,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얇게 깎아 얹고 발사믹 글레이즈로 마무리하면 고소함과 감미로움이 균형을 이루는 가벼운 가을 한 접시가 완성된다. 과일의 산

산림

더보기
누구나 즐기는 숲속 요리체험, ‘휴레스토랑’ 개최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23일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소재 피노키오자연휴양림에서 청각장애인 24명이 참여한 가운데 산림문화 행사인 <누구나 즐기는 숲속 체험 ‘휴레스토랑’>을 개최했다. ‘휴레스토랑’은 참가자들이 표고버섯, 취나물 등 국산 임산물을 이용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휴양림의 자연을 만끽하도록 설계된 국립자연휴양림의 대표적인 산림 문화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는 (사립)피노키오자연휴양림과 협업으로 이뤄졌으며, 청각장애인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테이블마다 요리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안내문을 비치하였고, 지역 수어 통역센터에서 파견된 수어 통역사가 함께해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왔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지난 5월, 전북 진안의 (공립)데미샘자연휴양림과 협력해 청각장애인 대상 ‘휴레스토랑’을 한차례 진행한 바 있으며, 오는 30일에도 국립진도자연휴양림에서 동일 행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국립진도자연휴양림은 점자 안내와 수어 영상이 포함된 ‘수어숲해설 안내판’을 갖추어 시·청각장애인 모두가 제약 없이 숲해설을 즐길 수 있는 휴양림이다. 김판중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장은 “산림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이 더 자주, 더 편안하게